짙은 남자의 향도 느껴진다. 9개월 만에 미니 앨범 <필 브랜드 뉴(Feel Brand New)>로 돌아온 이루. 그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목소리에 힘을 더하며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를 넓혔다. 부르기 어려운 음역 폭과 격한 감정을 고루 표현하며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들이 이지리스닝 계열이었죠. 듣기 쉽고 따라하기 좋은 노래를 주로 부르다 보니 제 색깔이 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제 음색이나 창법을 연구하면서 음역의 높낮이가 넓어지고 감정 표현에도 자신감이 붙었어요. 주변에서도 이루가 '노래 좀 하는' 가수였구나 하는 반응이더군요."
이루가 자신 있게 내놓은 타이틀 곡은 <촌스럽고 유치하게>. 정갈한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는 노래는 후반부로 향할수록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촘촘한 구성으로 표현한다. 후렴구에서 폭발하듯 터지는 이루의 감성을 대규모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받쳐주면서 마무리된다. 히트 곡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도훈과 PJ가 공동 작곡을 최갑원이 작사를 맡았다. 그는 이들과의 작업으로 한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가 배울 수 있는 작업이었어요. 끊임없이 제 노래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 반복됐죠.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프로듀서로 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았어요.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제 노래에 영상을 접목시킨 작업이었죠."
그의 말대로 <촌스럽고 유치하게>의 뮤직비디오 연출은 이루의 몫이었다.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카메라에 대한 기초부터 공부하고 평소 눈여겨봤던 장소를 영상에 담았다. 제 노래에 대한 고집하기 보다 스태프와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이루. 그는 어느새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었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다른 시각에서 무대 전체를 조감하고 싶다는 그의 의욕은 그칠 줄 몰랐다.